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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러니 세상

희미한 자화상...

by 감홍시 2006. 12. 12.

 

몇 십년 동안을 꾸준히 시간이 날때면 다녔던 산속의 그길

 

 

산의 아래에 살때엔 산의 위로 올라와서는 한참이나 있었고

 

 

산의 위에 살 때엔 산 등성이 아래로 가서 한참이나 있었던 곳

 

 

때로는 슬플때에도

 

때로는 즐겁거나 힘겨울 때에도

 

 

홀로 와서는 한참이나 산아래 저 먼 곳을 보며 맘을 달랬던 곳

 

 

밤이라 하여도 낮 동안의 밝음 만큼이나 익숙한 곳

 

 

'언제고 어둠이 밀려 오고 난 뒤 꼬옥 사진기를 가져와야지...'

 

 

그렇게 몇년이나 흘러가다

 

바로 지척에 있는 그곳을 똑딱이 카메라 하나 딸랑메고 어정 어정 걸어 간다

 

 

요리도 보고

 

조리도 보고

 

 

겨울 밤바람에 억새풀 하늘거리는 앞에 쪼그려 앉아도 본다

 

 

흔들 흔들 흔들리는 억새풀이 자연의 메트로놈처럼 박자를 맞추고

 

 

고개를 요리도 돌려보고 저리도 돌려 가며

 

셔터의 소리 촌눔의 가슴속 깊숙이 각인된다

 

차~아~ㄹ~칵~

  

 

한참이나 낮 동안의 익숙함처럼 있으며

 

요리 조리

왔다리 갔다리

 

동선의 끝엔 촌눔의 희미한 윤곽

 

가슴에 각인한다

 

차~아~ㄹ~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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