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하루 동안 긴여운을 남기는 새벽산보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주변을 정리 정돈하고 마시는 한잔의 녹차는
청명한 가을 하늘의 대기를 가슴에 담는듯 시원하다.
언제였던가 예전 한 때에는
아침을 시작하며 항상 한잔의 녹차를 마시며 일과를 시작하였건만
어느 순간 커피라는 녀석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공복의 빈 속으로 쓰린 맛을 느끼며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예전 운문사를 갔을 때 스님들이 한적한 곳에서 소담스런 이야기를 하며
한잔의 녹차를 마시던 모습이 기억 난다.
하루가 시작되고
그 하루는 일주일을 시작하게 하고
또 그 하루는 달과 해를 시작케 한다.
오래된 운문사 고목처럼
가을날 새벽 열며 마시는 한잔의 녹차...
하루가 시작되며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세월의 하나 하나가
오늘 마신 녹차 한잔에 들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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