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없는 나날들이 흘러가고 해님이 서녘에 걸릴 무렵
개인적 여유 시간 세어 보니 두시간 남짓
모자란 잠을 잘까...
손에 놓았던 책을 읽을까...
아니면...
충혈된 눈에 가장 편안한 옷차림
두손을 가볍게 하고서 해가 가는 길을 향해 따라 가기로 한다.
역시 걷기를 잘했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해를 따라 쫓아 간다
걷다 보니 어느새 발바닥에 해님의 열기가 스며 들었는지 뜨거웁다
그냥 그대로 시냇물에 허기진 발바닥의 시원함을 채워 본다
흘러 내리는 물을 보며 주머니를 뒤척거리다 핸드폰 카메라를 들이댄다...
식혀진 발로 다시금 해님의 자취를 쫓아 간다...
해님을 쫓아가며 아무런 생각 없음으로 무장하려 했건만
글쎄...
머리속은 어림 없다는 듯
간만에 주어진 두어 시간 남짓도
온갖 생각과 일과 지식의 세계를 방황한다.
순간 순간 해님의 자취를 볼 때만 머리속이 하얗게 비어 있다가
또 다시 길을 재촉하면
또 다시 지식의 쓰레기 더미 속을 헤메인다...
그런 모습에 어이가 없어 털썩 주저 앉아서 하늘을 본다.
해님의 자취를 쫓아 헤멘 두 시간 가량
서녘 하늘에 걸린 노을 자취에 일순 머리가 하얗게 변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주고도 볼 수 없고
바꿀수 없는
지금 이 순간 해질녘 태양
두시간 가량의 산보 속에서
한움큼의 지식을 던져 버렸건만
한 톨의 지혜를 얻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걸터 앉아 쉬는 존재에 나비가 손등에 앉아서
속삭인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운 이여...'
^^
쑥시럽다...
그냥 다시금 일상의 세계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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