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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러니 세상

맘 속 색감...

by 감홍시 2006. 12. 19.
 

매서운 바람이 불어 닥치고...길가는 행인들의 옷깃은 누가 하라고 하지 않아도 똑같이 옷깃을 세운 모습을 만들어 준다.

 

차가운 바람속 걸으가며...이런 일 저런 일...일상 속에서의 여러가지 일들을 떠 올려 본다. 여러 사람들과의 시간들...그리고, 홀로 사색에 잠겨 산보를 하는 시간들...때로는 따스한 차 한잔에 찻잔의 온도가 손으로 전해지며, 백짓장 같은 맑음의 시간들...

 

이런 저런 일상의 일들을 떠올리며...입이 실룩거리기도 하다가, 어떨 땐 두 손을 꼭 쥐기도 하고...차가운 손 비벼가며...언 손을 녹이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서녁하늘의 바알간 석양구름을 바라보며...차가운 날씨속의 따스한 색감으로 두 눈을 물들이곤...익숙한 길 속으로 걸어 들어 간다.

 

하나의 일상 속엔 하나의 일들만이 있는 것은 아닌것 같다.

 

하나의 일상이 이어지면, 그 일상 속에는 그 전부터 어디에서부터인가 연결된 수 많은 것들이 지금 현재 하나의 일상으로 표출되는 것이지 않을까...

 

세상을 살아감에는 '형'과 '격'이 있고...'실'과 '질'이 있을 것이다.

 

하나의 일상속에서 어떤이들은 '형'과 '격'을 중요시하고...또 어떤이들은 '실'과 '질'을 중요시한다. 마치 거리를 걸어 가는 이들의 보폭이나 걸음이 다른 것처럼...많은 이들의 가치관들은 '커뮤니티'라는 하나의 단어 속에서 거미줄처럼 엮여져 있을 것이다.

 

겨울 하늘은 높고, 매서운 삭풍이 불 때면...황토빛 수풀 속의 소나무는 가지를 흔들며 바람의 손짓에 왔다리 갔다리 하는 모습...

 

한참을 그 모습 앞에서 서 있는다...

 

문득 떠 오르는 생각 하나...

 

 

바람이 불어서 소나무가 흔들릴까...

소나무가 흔들리는 것을 보고 바람이 이는 것을 아는 것인가...

 

 

여인이 옷을 벗은 누드화를 보고서...

어떨 경우엔 '춘화'로 보이고...어떨 경우엔 예술성 있는 누드화로 보일까...

 

한동안 멈춰서서 생각한다.

 

차가운 바람에 몸이 떨리고, 손은 얼음장으로 변해 있다.

 

.....

 

 





 

 

손을 부비며 다시금 길을 재촉한다...

 

 

역시...옛 선인의 말씀이 틀린것이 없는갑다.

 

바람속에 흔들리는 소나무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요...'춘화' 이든 '예술' 이든 그것은 보는이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을...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무엇이 있기에 좋은 사람...무엇이 있었으면 좋아 할 사람 ...

 


삶의 동선에서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은 ‘ 있는 그대로의 그 사람’...이라는 말과도 같지 않을까...

 


무엇이 좋아서...어떠한 것이 그러해서...


라는


연유가 생긴다면...세월은 그 ‘연유’를 지우개처럼 희미하게 지워 버리고...결국엔 하이얀 백짓장만 남게 되지 않을까...

 

 


하나의 현상은 하나의 현상

그것을 어떻게 맘속으로 현상하는가에 따라서

색감은 달라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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