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의 삭풍이 대지를 휘감고 지나가고...단편의 기억들을 가진 촌눔은 옷깃을 세우며 삭풍 속으로 들어 간다.
겨울이 올때면...느껴지는 것 하나...삭풍 불기전 적당한 추위에서는 몸을 더 움추리건만...막상 불어 오는 삭풍의 시절엔 오히려 어깨를 펴고...차가운 삭풍의 맞바람을 맞으며...삭풍의 맞바람에 차가워진 눈시울의 촉촉함을 가지고서도...추위를 느끼기 보다는 살아 있음을 느끼게 된다는 것...
겨울 삭풍의 차가움에도 아랑곳 하지 않는 호숫가 나무들과 가로등은...사진으로 볼 때면 차가운 삭풍 보다는 따스한 그 무엇을 느끼게 한다.
길을 걸으며...자신도 모르게 흥얼 거린다...
1절을 부르고...2절을 부르며...끝부분 화음까지 넣어가며...다 불렀을 때...어떻게 이 노래를 알게 되었는가 하는 생각에 잠시 걸음을 멈추게 한다.
차가운 바람과 손엔 따스한 커피한잔...
.....
고등학교 재학시절...모 방송사의 라디오 공개프로에서 나왔던 한 맹인가수가 불렀던 것을 녹음해서...녹음기가 닳도록 몇번이나 돌려 가며...가사를 받아 적고는 흐뭇한 마음에 웃었었던 기억이...
하룻밤 지나서 저 초가집 위엔
구수한 나뭇네 맡으며
푸르른 새하늘 날으는 흰구름
긴 숨을 한번 또 쉬자
비치는 새 태양
참새의 저 울음 이 모든 것은
나의 새 세상
뛰어라 염소야
새날을 맞으러
한발 자욱 더 앞서...
새벽에 빛나는 펼친 바다 보면서
모래차며 바닷가를 거닐때
두손이 두 마음을 잡고 연결해
말도 없이 웃는 얼굴들
하얀 갈매기는 옆을 지나 가면서
기쁜 맘에 노래 소리 들리네
그대여 가볼까
저 수평선 아래
파도 아래 슬픔 떨치세...
.....
당시 한 맹인이 방송에 나와서...딸랑 기타 하나로...화려한 기교가 아닌 평범한 목소리로 하나씩 불러 나가던 그 노래가...시간이 훨씬 지나도록 가슴속에 각인 되어 있다는 것은...세상의 아이러니 함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닐가...
차가운 삭풍속에서도 보이는 호숫가 나무들과 가로등의 따스한 느낌처럼...
차가운 바람에 머리를 식히며...오랫동안 걷다 보면...아무런 생각없음으로 변해 가고...추위속 따스함을 유지하려는 몸속의 실근육 하나 하나의 꿈틀거림이 느껴진다.
삭풍이 불어오는 겨울...
그 겨울 속엔...아무런 생각 없음의 행보를 하게 해주는 마법이 있다...
시작되는 겨울 삭풍의 차가움...올 겨울을 아무런 생각 없음의 도화지에 따스함이라는 느낌표를 가슴속에 새기면서 걷다 보면...
어느듯...'삭풍의 따스함'...하나의 계절 그림이 완성 되어질 것 같다...
겨울의 소리...차가움의 소리...휘리링~ 휘리링~.....
그 바람속으로 촌눔은 걸어 간다.....
가슴속 따스함의 느낌표 하나를 새기고서...
^__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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