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부터 선잠을 이루다 일어나 하루 일과에 대한 준비를 해본다.
적지 않은 일들이 입을 벌리고서 자기를 향해 달려오라고 재촉한다.
일과를 다 마치기도 전에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있다가 일과를 중단한체 가벼운 복장으로 카메라 들고서 바깥 산보를 나선다.
오늘은 보이는 피사체들에게서 느낌이 오는 녀석들이 묘하게도 담쟁이나 잡초처럼 끊질긴 생명에 대한 녀석들만 눈에 띄인다.
벽을 타고 내려오는 담쟁이
옹벽 중간에 붙어서 생명을 이어가는 풀
옹벽 밑둥이에 뿌리를 두고서 꼿꼿이 위로 향해서 줄기를 뻗는 녀석
바윗 계단에 난 풀들 조차도 그 생명의 신비로움에 한 동안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울타리에 걸쳐진 녀석 너머로 보이는 운무를 바라본다.
그리고, 이내 발걸음을 옮기려는데 역시나 보이는 녀석들
단단한 콘크리트 바닥에 뿌리를 내리며 친구라고는 옆에 딸랑 있는 한 녀석만이 녀석들의 평생지기처럼 붙어 있다.
이 녀석들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아낄것 같다는 생각에 미소를 지으며 돌아선다.
한참을 돌아 동네 어귀의 놀이터에 잠시 서서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도 등나무 줄기가 눈길을 끈다.
비록 사람들이 인공으로 만들었다고는 하나 커 가는 것은 녀석들의 몫이라...
생명이라는 것은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곁 어디에서든 볼 수 있다.
반사경 속으로 보이는 담벼락 곁의 나무들도 생명이요
울타리 너머의 아카시아 나무도 하나의 생명이라...
걷고 있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도 존재가 있음을 알리는 생명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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