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일을 마치고 집에서 나서면서 커피 한잔을 머금으며 집을 나선다. 집앞을 돌아서며 수평선 너머에 걸쳐진 하이얀 뭉게구름을 쳐다 보며, 한뜸 한뜸 발을 옮길 무렵...
빵~빵~ 하는 클락션 소리가 들리고...무심코 그냥 가려는데, 또 다시 들려 오는 클락션 소리...
묘한 느낌에 뒤 돌아 보니...
촌눔이 좋아하고...촌눔의 평생지기 녀석이 먼 곳에서 촌눔이 있는 곳까지 겸사 겸사 온 모양새다..
차에서 내리는 녀석의 얼굴을 보니...불과 엊그제 함께 저녁 식사를 한 가족과 같은 느낌...녀석도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자연스럽게 길가에 서서 두런 두런 이야기를 한다...
언제 보아도 녀석의 구렛나루 자국은 정겹다...
둘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살아온 이바구...책이야기...촌눔이 최근에 감명 받았던 시 이야기..
그리고...녀석의 수필에 대한 이야기...
한참이나 길가에 서 있었고, 저녁 시간 한 녀석 더 더불어 만나기로 약속을 하곤 헤어진다...
잠시 떨어지건만...녀석은 차안에서 멈칫 멈칫 하면서...손을 계속 흔드는 모습이...차말로 맘씨 고운 이웃집 아저씨 같다..
나가려던 산보를 짧게 마무리하고...집으로 돌아와 부랴 부랴 하루 일과 마무리에 나서고...
뒤이어...평생지기 한 녀석 더...
차분하면서도 보고픈 맘이 목소리에 전해지며...저녁에 보자며 전화를 끊는다...
사진의 길을 쳐다 보면...참 촌눔들 셋과 비슷한 길의 삶을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녀석들은 참으로 어려웠었던 시절...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의 소신을 지키며 묵묵히 길을 걸어 온 녀석들...
촌눔이 잘살때나...못살때나...전혀 개의치 않고 항상 곁에서 정겨운 이바구를 하였던 녀석들...
때때론...희노애락의 파고 속에서 다투기도 하였던 녀석들...
한 녀석은 고생 끝에 자리를 잡아서 이제는 꽤 많은 돈을 버는 녀석이지만...항상 소탈한 모습에 너털한 웃음...그리고...어눌한 농담과 같이 있을 때면 몬 부르는 노래를 연신 부르는 녀셕...
한 녀석 역시...서울에서부터 같이 고생을 하며...작은 돈이 생길 때면 연락을 해서 비싸지는 않지만 씹은 쇠주에 청춘을 노래하고...덕수궁 돌담길 벽돌 갯수를 외울 정도로 함께 걷고...지치면...커피자판기에서 커피를 마시며...다가올 좋은 날들을 이바구하며 즐거워 하였던 녀석...
둘은 이제 모두 자리를 잡고...그 분야에서는 국내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실력자가 되어 있고...
촌눔은 여전이 가난한 모습에 어눌한 모양새지만...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 같이 나의 곁에서 함께 해주던 녀석들이니...
저녁 무렵 약속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서며...한 녀석에게 나오라 하고...
녀석은 촌눔과 비슷한 반바지에 면티 그리고...슬리퍼...
둘이 친구 아니랄까봐 옷 모양새도 비슷하다...
선선한 가을 밤하늘을 쳐다보며...가을 바람 스쳐감을 느끼며...며칠 동안 못 본 사이의 일들을 두런 두런 이바구 하며...가을 밤 속으로 덧칠을 해 나간다..
조그마한 갤러리 호프 집에 들어가 둘은 오지 않는 한 녀석을 씹어 댄다...
씹어 대기가 무섭게 방금 도착한다며 전화가 걸려오고...
녀석이 온 뒤엔 언제 그랬느냐는듯...아주 아주 짧게 녀석을 칭찬한다...
조아라 한다...단순한 눔...^^
술한잔에 이바구 한 뜸...
또 한잔에 이바구 한 뜸...
평상시엔 과묵한 녀석들도 이렇게 셋이 뭉치면 촌눔이 되고...간혹 옆자리에서 촌눔들의 이바구를 듣고는 소리 죽여 웃는 분들도 있으나...
별로 개의치 않고 이바구하는 촌눔들...
언제나 그렇듯 녀석들과 만나면 시간이 너무나 빨리 지나간다...
어느듯 시간이 자정을 향하고...낼 멀리 움직여야 하는 녀석을 위해서 일찍 자리를 파한다..
계산은 빨리 파하자고 했던 녀석이 하고...^^
그렇게 한녀석을 집에 바래다 주고는 집으로 둘이 걸어오며...예전 이바구를 하며 회상에도 젖어본다...
다음에 볼 땐 최근에 감명 받았던 수필집에 작가님의 서명을 받아서 한권을 주노라고하니...
수필처럼...
다음에 재회할 시간을 기다려 본다..
촌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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