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도스토예프스키'의 일화를 다시금 읽어 보게 되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사형수로써 죽기 5분전에 허락 받은 시간 동안 그 동안 자신이 살아 온 생활을 돌이켜 보고, 지금 자신에게 주어진 5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를 깨닫게 되고 죽기 직전 사형 집행이 정지되어 자유의 몸이 되었을 때에 자신의 남은 인생을 소중히 하며 '죄와 벌' '카라마조프 형제' 등의 주옥 같은 작품을 남긴 것을 보면 세상 속에서 하루 하루 살아 가는 이에게 시사 하는 바가 참으로 큰 것 같다.
때로는 희노애락이라는 파랑에 휩쓸려 자신에게 주어진 생활의 참다운 부분을 간과하고는 그저 흘러 가는 대로만 살아 왔었던 생활도 떠오른다.
또 때로는 젊은날의 만가에 취하여 세상을 이리 저리 휘적 휘적 돌아 다니며 현재에 대한 충실함 보다는 현재라는 토대가 없는 '모래성 위의 미래'에도 취해도 보았었다.
불과 얼마전 시골 마을에서 뵌 여든 여덟의 할아버지, 그리고 며칠 전 산보길에서 우연히 알게된 장님의 할머니와 두손을 꼬옥 잡고서 산보를 하시는 할아버지...
그것을 지켜 보는 자신을 좋게 표현 한다면 관조하는 삶이라고 멋지게 표현을 할수 있겠지만, 실상 내면 깊숙한 부분으로 들어가 본다면 삶에 방관하는 방랑자와도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길을 가다 문득 서서 바라 보는 하나 하나의 생명들은 거저 그렇게 세상에 나와서 그저 그렇게 살아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들판을 지나쳐 갈 때 만나게 되는 무수한 생명들 중 그저 하나라고만 힐끗 쳐다 보게도 된다.
어찌 보면 무수히 많은 것들, 자주 접하는 사물들에 대한 일종의 '매너리즘'이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마음을 차지 하게 될 때에 자신에게 주어지는 하루는 얼마나 초라해질까...
그렇기에
사람들은 비오는 날엔 푸른 하늘을 생각하고
푸른 날에 비오는 날의 향수를 그리워 하는 것
이지는 않을까 ...
오늘도 대자연은 자신에게 '하루' 라는 소박하고도 위대한 선물을 주었다. 그 선물 꾸러미를 받아 들고서 어린 아이 마냥 투정을 부리기엔 그 선물은 너무 소중한 것 같다.
사진을 찍다 보면 같은 곳의 같은 풍경이지만 실상은 같은 풍경은 하나도 없음을 알게 된다. 감나무 한그루...그리고, 감나무 위를 지나 가는 천태만상의 구름과 수만 갈래의 바람은 주변의 모습을 바람의 모양으로 바꾸어 준다.
대자연이 준 '하루' 라는 선물은 같은 단어 '하루' 또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하루' 라고 그저 그렇게 단순히 표현을 하고 살기에는 인생의 짧은 유한성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위대한 문학인 도스토예프스키와 비견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만이라도 '하루' 라는 소중한 선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서 살아 가고 싶다.
내일도 대자연은 내게 '하루'라는 선물을 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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