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 없이 일과를 마치고 해가 뉘엇 뉘엇 할 무렵 카메라 하나 딸랑 들고서 시골 산보길을 나서게 됩니다...
산보를 하는 시간이 해가 뉘엇 뉘엇 하는 시간인지라 하루도 쉼 없이 산보를 하는 분들은 거의 비슷한 시간에 마주치게 됩니다...
오늘도 망중한 산보를 하면서 두 노부부를 만나게 됩니다...
두 노부부는 한달 전 즈음부터 산보를 할 때 즈음이면 길을 가다 뵙게 되었는데, 처음엔 그냥 사이 좋으신 노부부인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이주전 정도 즈음 해질녘 무렵에 좁은 길을 서로 마주보며 지나가게 되었을 때에 알게 된 것은 할머니께서는 장님이셔서, 할아버지께서 비 오는 날을 제외하고는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할머니 두 손을 꼬옥 잡고서 시골길을 산보하시더군요...
여느 때 같으면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겠지만
불편하신 할머니 두 손을 꼬옥 잡고 가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감히 그런 말을
꺼낼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오늘은 그래도 두분의 사진은 찍고 싶어서 천천히 걸으며 저 멀리 앞서 가신 담에 멀찍이서 두분의 모습을 찍어 보았습니다...
해질녘 황혼 속으로 걸어 가시는 두분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져 오더군요...
너무나 멋지신 사랑을 하시는 두분...
역시, 사랑에는 나이가 없는 모양 입니다. 내일도 그 분들은 두 손을 꼬옥 잡고서 걸으시겠지요...
어눌한 촌눔은 또 그 모습을 바라 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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