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질 무렵 걸려오는 평생지기 두 녀석의 전화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느껴지는 것은 '허무'와 '매너리즘'의 색감...
공교롭게도 같은 날 같은 시각 무렵 두 녀석에게서 비슷한 색감의 전화를 받았으나, 달리 해줄말은 없다...
가진 지식을 아무리 늘어 놓은들 하나의 지혜로운 말 하나에 미치지 못할 것을...
아이의 아빠로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아내의 남편으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숨가쁘게 살아 오면서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니, 그동안 쌓였던 인생의 색감들이 '허무'와 '매너리즘'이라는 색감으로 나타난 모양인갑다...
아직도 부족하고 모자란 인생의 길에서 많은 것을 추구하던 때가 문득 문득 떠 오른다
다음에 녀석들을 만나서 쇠주를 한잔하게 될 때면
어눌한 모양새로 시를 한수 읇어 주어야겠다...
조금 늦게 가면 어떠랴
정해져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아니 너무 정해진 것들이 많아
일정한 틀을 벗어나고 싶은지도 모른다
꼭 이 길을 가야만 하는게
아닌데
사람들은 이 길을 가야만이
인생이 성공하는 것처럼 말한다
사랑도 인생도 모든 게 틀이 있는 것은 아닌데
마치
짜맞추기 시합이라도 벌이는듯
하나를 향하여 달리기 경주를 하는 것 같다
인생은 퍼즐과도 같은데...
순간
순간이 소중한 퍼즐 한 조각인데
한 조각이라도 빠지면
퍼즐은 미완성이 되고 말지만
꼭 인생이 완성되어야 할
퍼즐 게임도
아니지 않는가...
시간과 경주를 벌이고
더 많은 것을 소유하기 위해
자신을 내어던진다
인생은 그게
아닌데...
조금 늦게 가면 어떠랴
가다가 들꽃 향기도 맡아보고
가다가 파아란 하늘에 양떼 구름도
보고
서녘바람 냄새도 맡아 보는거지...
- 좋은글 중에서 -
시간이 나면 이름 모를 들판에 가서 못 부르는 풀피리를 불러 보아야겠다
^^
'미셀러니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익숙함 속의 또 다른 풍경들... (0) | 2006.05.30 |
---|---|
녹슨 기타줄 갈며... (0) | 2006.04.29 |
고마운 봄비 (0) | 2006.04.04 |
감미로운 미셀러니... (0) | 2006.02.12 |
지우와의 시골 산책... (0) | 2006.01.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