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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대로

보문 숲머리 마을을 거닐며...

by 감홍시 2006. 2. 18.

 

일 관계로 너무 머리 아픈 금요일을 보내고 힘들어하며 토요일 맞이한다

 

손에 힘은 없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는 것도 힘이 들다

 

 

일 관계로 만났었던 사람들

 

그 바탕에는 믿음이 서로 있다라는 생각이었지만, 그 생각과는 달리 자신들의 부, 지위, 명예에 한 걸음도 물러 날줄 모른다

 

 

세상의 돈과 지위와 명예는 한순간 흩날리는 봄날의 홀씨와 같을진데 그것에 너무 연연해 하는 것을 볼 때면 마음이 아련해진다

 

돈이란 '돌다'라는 동사가 명사화 되면서 형성 된 단어라는 것을 본다면

 

돈 이라는 것은 흐르는 물과 같아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순리대로 흐르는 것일진데

 

 

크지도 않은 자신의 그룻에 세상의 모든 부를 담으려고 하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답답한 마음과 울적한 마음에 막걸리 두 병을 마신다

 

전쟁의 신 아리온 보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인간의 역사와 더욱 밀접한 관계를 가졌었다라는 옛 선인의 말씀이 떠 오른다.

 

 

한잔 두잔 석잔

 

술잔이 비워지면서 다시금 마음속의 앙금을 지운다

 

그리고는 피곤한 몸을 뉘이며 곤한 잠의 세계로 빠져든다

 

그리곤 내일은 보문 숲머리의 탁 트인 평야게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잠을 청한다

 

 

역시나 자연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넓게 펼쳐진 평야

 

그리고, 세월을 짐작키 어려운 고목들

 

봄이 다가옴을 알리는 따스한 바람

 

 

발걸음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마음속의 근심은 어느듯 사라져 간다

 

 

고목 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푸른 산

 

마음 평정심이 어느듯 채워진다

 

 

아직 겨울이라 그런지 사람들의 흔적이 거의 없다

 

간혹 지나가는 새들이 소리를 내며 고요의 동선을 긋는다

 

 

산자락 아래의 마을에선 사람이 있는지 조차 모를 고요함과 고저녁함을 품고 있다

 

 

진평왕릉

 

신라의 제 26대 왕으로서 통일신라의 기반을 마련한 왕이라 한다

 

무덤을 바라는 눈은 무덤덤하다

 

세상의 부, 지위, 명예는 저렇듯 시간 속에서 명멸해 간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무덤가의 포플러 나무엔 새 둥지가 있고, 그 옆엔 언제나 친구가 되어주는 소나무가 마냥 서있다

 

 

문득 '송악사'라는 한국적 산새 모양의 음률이 세상에 펼쳐진 듯 하다

 

 

왕릉을 한 바퀴 돌면서 상념을 하나씩 지워 나간다

 

한걸음 옮길떄마다 머리속엔 지우개로 지워지는 상념

 

 

돌아서 논두렁을 타고 나오며 다시금 돌아보며 왕릉을 바라 본다

 

먼 시간을 걱정하기 보다는 현재에 행복과 즐거움을 찾아라는 말씀이 들려 오는 듯 하다

 

 

For the present

 

현재를 위하여

 

현재에 최선을 다하며

 

현재의 쌓여진 행복과 즐거움과 최선은 먼 훗날 아름답고 보람찬 인생이 되리라는 마음을 가지고서 돌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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