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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속 세상으로

이외수의 '날다 타조'를 읽으면서...

by 감홍시 2006. 1. 13.

 

대학 시절이었던가, 우연히 읽었었던 '벽오금학도'가 생각이 난다

 

그때 읽었었던 내용은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머릿속에 또렷이 각인되어 있다

 

 

건조한 날씨에 내리는 겨울 단비를 보며 따뜻한 커피한잔을 입에 베어 물고는 창밖을 아무런 생각없이 응시하다, 우연히 옆에 있는 이외수씨의 '날다타조'가 눈에 들어 온다

 

이 책을 잡은지는 벌써 몇개월이 되었건만, 이런 류의 글을 읽을 때는 시간을 두고서 음미를 하며 읽는 버릇 때문인지 아직까지 2/3 가량을 읽었다

 

 

 

책을 잡고서 책갈피가 끼워진 부분을 들춰 본다

 

소제목이 눈에 들어 온다

 

'그대의 아름다워야 할 사랑을 위하여'

 

 

처음부터 찬찬히 커피 한잔 물고 한 페이지 읽고를 반복한다

 

다 읽고나서 느껴지는 것은 글이 전문 작가는 아니지만, 인생의 선험자로서 간단 명료한 필치로 글을 써 내려간 것이 마음에 끌린다

 

 

한 구절의 문장이 머리속에 각인 되어 진다

 

 

사랑은,

찾아올 때는

한여름 심장 속으로 들어와 이글이글 불타는 칸나꽃

처럼

그대 영혼을 열병에 시달리게 만들고

떠나갈 때는

한겨울 늑골 속으로 들어와 싸늘하게 흐르는 개울물

처럼

그대 영혼을 온통 슬픔으로 흐느끼게 만든다.

사랑은 오직 사랑에 의해서만 태어나고

사랑은 오직 사랑에 의해서만 죽어간다.

 

 

참으로 사랑에 대한 절묘한 표현이라는 느낌이 든다

 

 

 

 

누구나 삶이라는 길 속에는 인생의 동반자가 있을 것이다

 

때로는 그 긴 길속에서

 

잠깐 동안 목적지를 같이 가는 이도 있을 것이고, 또 때로는 아주 먼 길을 비와 폭풍속을 헤치며 같이 걸어가는 이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삶이라는 길 속에서 만나는 '인연'들이 굴레처럼 엮이면서, 인생이라는 하나의 커다란 원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지 않을까 싶다

 

'원'은 결국 출발점에서 출발하나 종착지 또한 그 출발점이다

 

그러나, 원속에는 하나의 원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을 돌고서 출발점에 다시 돌아 올때 즈음이면 새로운 차원의 원이 펼쳐지고, 또 다시 새로운 출발점에서 또 다시 새로운 차원을 향해 가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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