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따스함이 넘치는 휴일 오전의 일상을 마치고,
늦은 오후 대청소를 마치고 한잔의 커피를 마시며, 편안한 휴식속에서 지인께서 보내주신 책을 손에 잡는다.
책을 읽다가 하늘석양의 바알감을 쳐다보면
눈을 식히고
남은 커피잔 마시며 책을 읽어 나간다.
프랑소와 모리아크(Francois Mauriac, 1885∼1970)
프랑스 서남부 보르도 출생으로 편모 슬하에서 자라났으며, 1904년 보르도 문과대학에 입학 그리고 졸업후 1907년 파리 고문서 대학을 들어가 일년 후 자퇴를 하고선 시집으로 문학활동을 본격적으로 하였으며, 1922년 발표한 '고독한자(문둥이)에게 보내는 키스'로 작가로서의 역량을 인정 받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소설가로서 인정받게 된 것은 1925년 '사랑의 사막' 으로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대상을 수상하고 나서며, 1925년에서 1930년까지 모리아크의 정신적 종교적 위기를 겪었다. 그리고 1952년 인간의 삶과 영혼에 대한 세밀한묘사와 예술적 승화라는 평가로 노벨상을 받고 1970년 생을 마감한다.
줄거리
이 소설에 등장하는 중요인물은 주인공인 장 펠루에이르, 아버지인 제롬, 아내인 노에미, 고모인 펠리시테 그리고 신부, 노에미를 사랑하게 되는 탐욕적 성격의 젊은 청년의사...
태어나면서부터 사람들에게 협오감을주는 외모로 태어난 주인공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늘 비관하며 사람들과의 접촉을 끊은채 살아간다. 집안에서도 말 없이 지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었던 철저한 고립생활... 그러면서도 자신의 집에서 일하는 하녀인 노에미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하게 된다. 그런던 어느날...욕심 많은 펠리시테 고모가 후세가 없는 주인공 집안의 후견인으로 재산을 모두 가져 가게 되는 것에 반대하는 신부의 중매로 노에미와 주인공은 결혼을 하게 된다.
결혼하고 신혼여행에서 육체적 접촉을 하고서는 주인공이 죽을때까지 아름다운 아내에 대한 죄책감으로 육체적 접촉을 하지 않는 주인공...그리고, 추한 남편의 모습에 하루 하루 치를 떨며 살아가는 노에미...
남편은 노에미를 위해 파리로 수학을 떠나고,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고향에 온 남편은 이미 파리에서의 정신적 피폐로 육체적 피폐로 허약한 몸으로 돌아오게 되고, 젊은 청년 의사는 노에미에게 흑심을 품으며 생활하다 주인공이 결핵에 걸리게 되자 집을 드나들게 되며 노에미에 대한 흑심을 키워 나간다.
주인공은 자신이 죽음에 이를 것이라 짐작을하고, 동네 의사 피유송의 결핵에 걸린 아들의 죽음직전까지 그를 방문하게 된다. 죽음직전까지 이러한 사실을 숨긴채 생활하다가, 얼마 후 그 역시 결핵으로 쓰러지고, 주인공을 그토록 혐오했던 아내인 노에미의 주인공에 대한 사랑을 느끼며 죽는다.
그후 노에미는 미망인으로서 3년상을 지내던 도중, 젊은 육체적의 몸과 젊은 청년의사의 흑심 속에서 갈등을 하며 보내던 어느날, 그 예전 죽은 남편이 다녔던 험한 길을 다녀오며, 우연히 어느 집앞에서 나오는 젊은 의사를 보고서 흔들리는 마음으로 앞으로 나서고자 했던 발걸음을 이유도 모른채 발걸음을 돌려 숲속에 몸을 숨기고는 젊은 청년의사가 멀어져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그리곤, 자신의 욕망을 체념하고는 주이공 장 펠루에이르에 대한 정절을 지키고자 결심하고는 험한 숲길을 뛰어가, 가장 못나고 연약한 떡갈나무를 껴 안고 입술을 맞추며 소설을 막을 내린다.
소설을 읽으면서, 자주 드는 느낌이 현진건님의 '운수 좋은날' 을 읽는 듯한 느낌...
'고독한자(문둥이)에게 보내는 키스' 라는 작품은 모리아크가 정신적 종교적 위기(1925 ~ 1930)를 겪기전인 1922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아직까지 어릴적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엄격하면서 종교적인 정서가 세상이라는 풍파를 겪지 않은 순수한 상황에서의 작품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소설속에서 나타나는 등장인물과 소설의 배경은 어찌보면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조명하는듯한 느낌...
충분히 해피엔딩과 현실에서도 피안의 모습을 담아 낼수 있음에도 갈등과 충돌 그리고 고뇌의 모습을 그려가며, 마지막 후반부에 현실에서의 감각적인 무엇보다 초월된 정신적 이상의 모습을 담아 내고 있는듯 싶다.
그리 부피가 크지 않은 책이건만...
시간을 두고서 책을 읽고 난 뒤의 가슴 아련함은 참으로 큰 것을 보면, 프랑소와 모리아크의 근원적 인간심리를 세밀한 붓으로 그림을 그린듯 아련함으로 다가오는듯하니, 어찌보면 인간의 삶에 대한 깊은 인식 그리고 그것을 소설로서 세밀하게 표현하며 예술로서 승화했다라는 세간의 평이 틀리지는 않은듯 싶다.
책을 덮고 보니... 어느듯 서녘하늘엔 여명의 어슴프레함...
가벼운 복장에 산보의 동선을 이어 나간다...
기분 좋을정도의 따스함으로 불어오는 저녁 봄바람... 걸으며 소설의 줄거리들이 머리속에 멤돌고...
문득, 떠오른 어릴적 친구에 대한 기억...주인공인 장 펠루에이르의 아픔을 겪었던 녀석...
유치원부터 같이한 친구 녀석...어릴적부터 아주 부유한 환경에 자라면서 큰 키에 잘생긴 얼굴 그리고 공부도 잘 했던 친구 녀석...
초등학교부터에서인가 녀석의 집에 놀러가면 반기지 않았던 친구의 부모님...
장난 좋아하고 말썽쟁이가 아들과 가까워지는게 달갑지 않으셨는듯...
녀석 역시 그런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길을 가다...고등학교 재학시절 우연히 들려온 녀석의 소식...
B형간염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녀석의 치료를 위해 많은 가산을 탕진하고...녀석은 학교를 중퇴한 다음 병원에 입원하고... 그 후 집안의 재력은 고갈되고... 행여나 전염이 될까 아무도 녀석을 찾지 않고...재력이 고갈된 녀석의 집안은 사회에서 소외되어 가고... 친구들 역시 그들 부모님의 전염에 대한 염려로 모두들 떠나가고... 녀석은 집에서 죽을날만 기다린다는 슬픈 소식...
소식을 접하고 얼마 후 녀석의 집으로 놀러를 가니...
어릴적 그리 좋아하지 않았던 부모님들...어찌나 반가워하던지...
친구 녀석...눈물을 흘리며 반기던 모습...
혹여나 전염이 될까봐 자신 가까이에 오지 마라고 하던 녀석...
집으로 나서기 전... 녀석에게 이왕에 죽을거면 집안에서 웅크리다 죽지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다 죽으라고 하며 슬픈 마음으로 집을 나서고...
몇 년뒤...
친구들과 시내 외곽 어느 수영장에 놀러를 가서 노는 중...
어디서 들려 오는 큰 목소리 이름을 부름에, 무심코 돌아보니 그때 그 녀석...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혈색 좋은 피부...
건강한 웃음에... 깔끔한 매너...
서로 놀라고...반갑고...
두손을 잡고서 녀석은 그때 이왕 죽을거면 자기가 좋아하는 수영을 실컷하다 죽을려고 결심을 하고는 수영을 하기 위해 하루에 조금씩 바깥을 움직이다가... 그후 미친듯이 수영만하다 보니... 어느듯 병이 완치되고...
학업도 다시 이어가 명문대에 다니고 있다고 하며...고마웠다며 몇번씩이나 인사를 하던 모습...
그러구 보면...어르신들이 말씀하시는...
인간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씀이 맞는것 같으니...
아쉬워하며 헤어져...
이젠 꽤나 긴 세월이 흘렀으니... 세월이란 참...
녀석...이젠 잘살고 있으려나...
언제고 머리가 희끗해지면 한번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친구녀석...
......
......
지인께서 보내주신 한권의 책...
세상을 살아가며 나이에 비해 꽤나 많은 희노애락의 파랑을 겪으며
삶의 정수와 순수함을 잃어가는 모습을
한권의 책이 거울에 비춰 주는듯 하니...
시간이 나는대로
깨끗한 천으로 거울을 닦아내는 시간이 필요할듯...
창문틈으로 들어오는 봄바람은
왜 이리도 부드러운가...
PS
한권의 책을 선물해 주신 지인님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덕분에
잊혀졌었던 친구에 대한 기억과
자신을 거울에 비춰볼 수 있게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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