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푸근한 아침 일찍 일어나 밀양에 카메라 들고서 나들이 나선다.
날씨가 어쩐지 사진찍기 보다는 야유회하기 좋은 날씨란게 조금은 마음에 걸리지만, 오늘 사진을 못 찍는다 하더라도 그냥 편안하게 멀리 산보하는 것이라 여기며 발길을 옮기고...
<밀양 위양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 167호 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신라와 고려시대 이래 농사를 위해 만들어졌던 둑과 저수지이다. 위양(位良)이란 양민을 위한다는 뜻으로 현재의 못은 임진왜란 이후 1634년에 밀주부사 이유달이 다시 쌓은 것이라는 기록이 있다. 안동 권씨가 세운 완재정이 있고, 둑에는 아름다운 꽃과 희귀한 나무들이 심어져 뛰어난 풍광을 즐길수도 있었던 곳이라 한다. 현재까지도 안동권씨 집안에서 관리하고 있다.
조선후기와 근대의 기록을 보면 못의 규모는 점차 축소되어 왔으나, 저수자라는 경제성과 연못이라는 경승지의 성격을 아울러 가지고 있었던 곳이었다. 연못의 주변에는 화악산 운주암 퇴로못 등이 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 그런지... 연못의 물이 쑤욱 빠지고... 바닥만 간당 간당 드러나는 모습을 보며 약간의 허탈한 감정을 들었으나... 한발자욱씩 걸음을 옮겨가며...
물이 빠졌지만 나름 운치가 있는 것 같고... 때마침 바람마져 포근하게 불어주니... ^^
연못의 크기는 주산지 보다 작으나... 한바퀴 돌아가며 연못의 정경을 즐기기엔 또 다른 맛이 있으니...
사진을 찍으며... 물이 가득차고...
파란 하늘에 약간의 뭉게구름이 있다면...
하는 상상으로 사진을 찍어 본다...
연못안의 두 연인...
아주 다정하게 못안을 거니는 모습... 연인들에게 어쩌면 물이 비어 있기에 더욱 좋았을지두... ^^
둥그렇게 연못을 돌아가며...
연신 불어 대는 초 가을 입구에서의 기분 좋은 바람결이 귀밑아래 목 뒤로 불어 나가고...
푸근한 맘으로 산보의 걸음 옮겨 간다...
연못에 물이 빠져 있어서 그런지... 아름다운 곳임에두 불구하고... 사람이 많지 않음에...
연못 둘레의 길을 촌눔이 독차지하듯 걸어 나간다...
걸으면서 드는 생각...
날이 맑고 푸른하늘에 뭉게구름이 있고... 연못에 물이 채워지는 날이 올때면...
다시금... 와야지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약간의 아쉬움을 달래 본다...
집에서 꽤 먼 거리에 나가서도...
산보를 하니...
그 산보는 무슨 발이 달려 있는 건지... ^^
포근한 바람결 따라...
연못 둥그런 모양을 발에 기억 시키고...
돌아서 나올 무렵엔 하늘에서 약간의 맑음을 보여 주는게 촌눔의 아쉬운 맘을 들어 주려는 것인지...
풍경 좋고... 바람 맑고...
땅내음 좋은 밀양의 시골 들판에 선다...
날이 흐리기는 하였으나... 참 잘 왔다는 생각을 가슴에 심어 두고서...
아쉬움의 발길을 돌려 나간다...
맘속엔
푸른하늘... 뭉게구름... 연못의 물...
세가지를 담고서...
- 밀양 위양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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