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이속 세상으로

세월의 립반윙클(Rip Van Winkle)...

by 감홍시 2008. 3. 10.

 

 

 

 

포근한 삼월의 날씨는 열린 창문으로 들어와 방안의 사각을 원으로 그리며 돌아 나가고...휴식에 푹 빠져 있던 게슴츠레한 눈...바람의 동선이 몸을 휘감고 지나감에 살포시 눈을 뜬다...

 

게으른 촌눔...몸을 어슬렁거리며 일으키 세우고...한잔의 차를 데워 마시며...

 

창밖 저편을 바라 보며...봄의 세상이구나라는 느낌에 먼산 저너머까지 응시를 하며 한잔의 차를 마시며 아무런 생각 없음으로 한 동안 그렇게 시간을 보낸다...

 

......

 

 

 

 

 

 

저녁 석양이 서녘 저편에 나올때까지 방안에서 고요히 휴식을 취하다...똑딱이 녀석 허리춤에 차고서 삼월의 부드러운 바람결 속으로 들어 간다...

 

......

 

 

지나간 한주 동안...묘하게 머리 속 한켠... 아주 오래전의 읽었었던 한권의 책 제목이 머리를 계속해서 유영하는 모습...

 

중학교 재학 시절...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아주 쉬운 영어 동화 한권을 사게 되었는데...

 

제목은 '립반윙클 [Rip Van Winkle]'... 지은이는  미국의 작가 W.어빙의 단편집 으로 1820년에 발표된 작품...

 

대략적인 줄거리는...주인공 립반윙클이 어느날 산에 나무를 하러 갔다가 이상한 사람들이 마시는 술을 마시고는 낮잠을 청하고... 잠시 동안의 낮잠을 자고서 다시금 세상에 내려오니...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

 

 

.....

 

 

 

 

 

 

 

 

최근 들어 서면서...마음은 현재에 충실하며, 현재의 삶속에서 행복함을 느껴고자 하는 마음과는 달리...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이루어야 할 목표... 앞으로 계획... 내일과 모래...그리고...다음주까지 하여야 할 일들... 그리고...

 

이리 이리 해서...저리 저리 해 내야겠다는...생각들이 머리속에 차게되고...

 

 

그렇게 어느듯 시간이 흐르고 나면... 현재 주어진 자신의 삶 속에... 녹아 들어 있고...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현재의 행복감과 행복하게 해주는 잔잔한 일상 속의 작은 것들이 어느듯 망각 저편에 잊혀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찌보면 짧은 한 단위의 시간 동안의 일들이지만... 이러한 일들이 기나간 세월의 연속선상에서 이어질 때면... 현실의 이루어야 할 어떠 어떠한 것들 속에...세상에 태어나 순수하였던 자신의 본질은 점점 망각 저편 속으로 들어가고...

 

사람답게 살기 위한 명제 아래...교육을 통하여...삶의 목표를 정하고... 사회의 부 지위 명예 그것을 하나씩 이루어 나가기 위해 매진을 하게 되고...

 

어느듯 여유의 현실이 자신에게 다가 올 때 즈음이면... 세월은 어느듯 흘러... 인생의 중간 즈음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곤 하는 것...

 

아마도...대부분의 사람들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많은 세월이 흐른 다음에야 과거 자신의 순수함과 향수에 젖어 들며... 지나간 버린 세월을 허무의 마음으로 느껴지게 되니...

 

 

 

 

 

 

 

세상에 태어나 한뜸씩 세월 속으로 들어가며... 어느듯 10년 20년 30년... 그렇게 그렇게 긴 세월들을 사람들이 살아가는 획일적 기준에 의해 길들여진 자신을 느끼게 될 즈음이며...

 

어느듯 W.어빙의 소설...립반윙클처럼... 많은 세월이 흘러 있음에 허무를 느끼게 되니...

 

 

......

 

 

지나간 한주 동안... '립반윙클'...이라는 동화가 머리 속 한켠에 각인 되어진 모습...그리곤...거울 보며...촌눔두 립반윙클과 같은 쳇바퀴 속에 있음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

 

자주 자주 산보와...똑딱이 녀석을 가지고서... 감미로운 바람결이 이끄는 산보의 동선을 그려 나가는 노력 속에서도...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금 립반윙클의 쳇바퀴 속에 들어 있는 촌눔을 발견할 때면...씁쓸한 미소가 입가에 그려지니...

 

 

......

 

 

 

 

 

 

 

한편의 시를 읽어 본다...

 

 

인생 (人生)


근심걱정 없는 사람 누구인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구며
시기질투없는 사람 누구든가.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며
못배웠다 주눅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며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온 세상
있고 없음으로 편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으로 평가하지 말며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리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요.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세상다 다 바람이라오.

버릴것은 버려야지.
내것이 아닌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오.

줄게 있으면 주어야지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오.
내것도 아닌 것을

삶도 내것이라고 하지 마시오.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펴고
인생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낫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 하늘도 있는것.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지만은
잠시 대역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고 뭐 달라질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고
모든게 다 기쁜것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게 다 사는 거라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라.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가고 옴이
모두 그와  같은 것을....


-서산대사 입적전에 읊으신 해탈시 중에서 -

 

.....

 

 

 

 

 

 

 

 

 

 

현재를 위하며...현재 속에 충실하며... 주어진 것에 고마워하며 살아감이 마땅하지만... 시간이라는 것은 마음 속 생각과는 달리 망각의 창고 한 켠에 옛것들이 쌓이고... 새로운 것들과 이루어야 할 것들이 일상의 대부분으로 자리 잡아 나가니...

 

 

촌눔의 마음은 이렇듯 어리석으니...때때로...바람결 따라 불어 오는 감미로운 바람의 동선 속으로 들어가며... 억지로라도... 서산대사님의 글귀와 같은 것을 읽어야 각인이 될 듯 하니...

 

 

^___^

 

 

그래두...삼월의 포근한 바람결 따라...서녘 하늘의 바알간 석양 속을 걸었으니...

 

감미로운 바람결은 언제나 그렇듯...^^

 

 

 

- 삼월 감미로운 바람결 속을 걸으가며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