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매서운 차가운 삭풍의 바람이
아직도 겨울을 알리고 있다.
햇살 아래 드러난 풍경 속엔 바람이 차가움 보다는
겨울 햇살의 따스함이 더욱 묻어 난다.
길을 가다 들녘 텃밭에 서 계신 농부님네들의 모습을 본다
무언가 말을 하지 못할 그 무엇이 전해져 오는 느낌...
그리고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리니
한 여름의 풍성했던 포플러 나무
앙상한 가지를 보이건만
촌눔의 눈엔 여전히 풍성한 포플러로 보이니...
다시 돌아서 바람의 계곡으로 발길을 옮기며
텃밭의 농부님네를 슬쩍 훔쳐다 본다.
얼마만에 다시 걸어 보는 길인가...
여름 한때 찌는 듯한 더위에
이 길을 걸을 때면
계곡사이로 불어 오는 바람이 너무 시원하여
촌눔이
'바람의 계곡'이라
이름 지었던 그 길...
겨울 들녘의 모습이라도
푸른 산하의 모습
황톳빛의 낙엽의 색감과 송림의 푸른 빛감
그리고
눈이 시어 버릴것만 같은
푸른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차가운 겨울 삭풍이 손을 에일듯한 바람 속
그 속에서도 포근함이 있으니...
작열하는 겨울의 태양
에일듯한 겨울의 삭풍
복잡한 일상들 속에서
복잡한 사람들 속에서
알듯 말듯한 커뮤니티의 거물망 속에서
한켠으로 벗어나
조용하고 아늑한 시골길 계곡사이의 길을 걸어 간다.
계곡따라 뻗은 길과 굽어진 개울물의 동선
개울가에 비친 겨울 하늘이 너무나 아름답다고
느낄 때 즈음
촌눔의 발길은
동네 어귀를 돌아 석양속 놀이터를 쳐다 보며 걷는다
차가움은 따스함의 반대말이 아니라
'차가움'에 겨울 외투를 입힌 것일게다
.....
- 바람의 계곡을 걸으가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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