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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대로

순응과 대응...그리고 조응...^^

by 감홍시 2006. 9. 24.

 

벙거지 모자에 슬리퍼를 신고서

허리 춤엔 자그마한 똑딱이 하나 차고선

양떼구름 몰려가는 곳으로 발길을 옮겨 본다

 

 

구름따라 흘러가다

구름이 잠시 쉬어 가는 곳

 

돌아보니 흐드러진 코스모스와 자라나는 메밀

벙거지 모자의 촌눔은 그속에 서 있고..

 

 

코스모스 사이로 보이는 강둑과 건너편 정경들

 

 

바람에 날리는 코스모스에 따라서

 

고개를 이리로 저리로 갸우뚱 거리기도 한다

 

 

바람이 불어 코스모스 잎

버들가지 마냥 하늘 거려도

 

꽃잎에 키스하는 나비 녀석은 기어코 떨어 질줄 모르고

 

 

예전에 보았던 의젖한 강변 나무 한그루

 

올해도 어김 없이 코스모스 아가씨와  바람의 메신저로 대화를 한다

 

 

몇 십년의 흔적은 고목의 몸 곳곳에

이끼처럼 묻어 나오고

 

 

강가 근처 풀숲들은 옛 모습의 형상을 간직한 모습이다

 

 

턱 괴고 코스모스 사이로 흐르는 강물을 오랜시간 쳐다보며

 

손끝에 침을 발라 코끝을 문지르며 다리를 달랜다...^^

 

 

똑 같은 강을 몇 십년째 보고 있지만

 

단 한번도 같은 모양의 모습은 없었고

단 한번도 다른 모양의 모습도 없었다

 

 

가을 바람 등에 지고 꼬마 형제들 패달을 밟고

 

어눌한 촌눔은 짐짓 딴짓하며

녀석들을 찍는다...

 

이젠 사람 찍는데도 요령이 늘었나보다...^^

 

 

시원스레 펼쳐진 강과 저너머 준령의 양떼구름...

 

 

잠시 휴식 속

다시금 어슬렁거리며 걸어 나가면

 

바람은 어김 없이 불어와

주변의 정경들을 움직인다

 

 

바람과 갈대

 

한참을 쳐다 보며

 

'순응'과 '대응'...그리고...'조응'...이라는 단어들을 조합한다

 

 

한 나절 걸었던 어눌한 촌눔

 

오늘은 과연

 

가을과 바람...하늘 양떼구름...코스모스와 갈대들 속에서

 

순응을 하였을까...대응일까...조응일까...

 

혼자서 던지는 자조적 질문에

 

바람이란 녀석

귓볼을 스치며

자그마한 소리로 속삭이며 지나가고

 

촌눔은 그냥 웃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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