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봄 집에 대추나무 한그루를 키우고 싶어서 5일장에 나오는 꽃집에 부탁해서 대추나무 묘목 한그루를 주문했다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대추나무 묘목이 도착했으니 가져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녀석을 집으로 가져 와서는 집 화단의 왼쪽 가장 자리 밑의 콘크리트를 부수고 다시금 심었다
한달 정도 지났을까 조그마한 잎사귀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말 못하는 식물이지만 너무 반가운 마음에 잎들을 쓰다 듬어 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얼마 안가 잎들이 다시 떨어져 나가고 지난 한해 동안 녀석은 아무런 변화도 없이 앙상한 가지만을 남긴채 지내 왔었고, 녀석이 죽은 줄로만 여겼다
불과 얼마전 이사를 하면서 이 녀석을 두고 가려고 했는데, 어머니께서 녀석의 가지 한 부분을 꺽어 보시며 아직 살아 있다는 말씀에 믿기지가 않았다
어떻게 일년동안 앙상한 가지로만 남아 있으면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일까...
나중에 알게 된 것은 시간이 날 때 마다 어머니께서 밑의 흙을 손 봐주는 등 관심을 계속 가지고 지켜 봐 주었었다는 말씀을 듣고서 느껴진 것이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사물이든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서 끊임 없이 보살 필 때에는 반드시 그 결실을 보게되고 더불어 살아가는 동안 기쁨을 준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낀다
일년 여가 지난 지금 녀석의 잎사귀는 처음 보여준 잎사귀 때와는 비교가 안되게 새촙게 자라고 있다
녀석은 말은 하지 못하지만
지난 일년 여 동안 힘들게 생명을 유지하며
새로운 한해의 봄이 시작되는 무렵에
자신의 잎사귀를 보여 주면서 어리석은 이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하나 던져준다
오늘은 시간이 나면 산길을 걸으며 나무들을 하나씩 살펴 보며 걸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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