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동네에 '개할머니'라고 하면 모두들 저 할머니라고 말하는 분이 계신다.
할머니는 버려진 개들을 불쌍히 여겨 하나 둘 씩 거둬 들인게 이제는 거의 대가족이 되어 간다. 이 녀석도 그중의 하나인데, 사람에게 버려졌었던 상처 때문인지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고, 또한 사람들이 다가오는 것도 무척이나 경계를 하는 녀석이다.
이 동네에 이사온게 이제 회수로 2년이 되어가는데, 이제는 녀석의 곁을 지나갈때면 녀석도 아무런 거부감이나 경계심 없이 쪼그려 앉아 눈만 힐끗 들어 쳐다 보고는 이내 졸음에 꾸벅 꾸벅 한다.
녀석을 볼 때면 익숙해 진다라는 것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나게 한다
사람이든 식물이든 동물이든 사물이든
어떠한 대상과 익숙해진다라는 것은 그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고 친밀감이 늘어가면서 일상속의 아주 익숙한 하나의 것으로 되어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특히, 아이들도 졸고 있는 녀석과 비슷한 것 같다.
아주 미인이나 미남에 개의치 않고, 성형수술을 해서 멋잇는 얼굴로 바뀌었다라는 것에도 개의치 않고, 아이들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사람의 관심 속에 애정이 있는가라는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표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만날 때에 오래 묵은 포도주가 좋은 것처럼 시간을 두고서 서로가 친밀해질수록 서로에게 더욱 익숙해져가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생떽쥐베리는 '어린왕자'라는 작품을 통해서 익숙해지는 것이라는 말속에는 책임이라는 단어도 들어가 있다고 말한 것이 떠 오른다.
익숙해 진다는 것...
아마두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가 어떤 한 부분에 대해서는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그것이
관념속의 부분이든
일상속의 일이든
사람과의 사랑과 우정이든
시간이라는 것은 나와 다른 객체와 나를 익숙하게 연결 시켜주는 고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왕에 살아가며 익숙해 진다라는 것에 더욱 좋게 익숙해 지려면
그 익숙해지는 동안에 좋은 감정을 가지고서 대한다면
그 익숙함은
삶에 있어서 풍요로움을 줄 수 있는 익숙함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
'일상속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책로 입구에 걸터 앉아... (0) | 2006.03.26 |
---|---|
한잔의 술... (0) | 2006.03.07 |
Dust In The Wind... (0) | 2006.02.14 |
고요의 동선 속에서... (0) | 2006.02.11 |
일상의 단면... (0) | 2006.02.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