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렉스
그리고, 침묵
그리고, 바람을 등에 진채 산보를 나선다
귀에는 MP3에 새로운 노래를 채우고서 산보를 나선다
귓가에 들리는 음악은 막심므라비차의 'Exodus(영광의 탈출)'가 크로스 오버의 열정을 담고서 울려 펴지고, 시선이 고정되는 곳은 창살에 있는 장미의 희미해져가는 잎
또 다시 걸어 간다
귓가에는 막심 므라비차의 '왕벌의 비행'이 흘러 나오고
일순 멈춰선 곳은
뫼비우스의 띄 모양의 벤치
벌들의 윙윙 거리는 날개짓 마냥 끊임 없이 팔자의 원을 도는듯 하다
어느듯 크로스 오버의 격정적 음악이 흘러가고
고요한 선율 속에서 팝페라 임형주의 아베 마리아가 울려 퍼진다
음악은 여전히 귓속을 맴돌고
발걸음 조금씩 느려지나 눈은 어둠속에서 더욱 빨리 움직인다
화려한 조형물 위엔 밤이 다가 오고 있음을 알리는 반달이 흐릿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언제 한바퀴를 돌았는지 모르게 출발한 지점에 멈춰서 있다
지나간 크리스마스의 흔적들이 나무에 펼쳐져 있다
바람은 밤이 되어 더욱 세차게 불어 닥치나
마음은 화롯가에 앉은 마냥 따듯하다
이번 산보는 음악과 도화지 하나를 들고서 아무런 생각 없음으로 움직이려고 했으나, 음악의 선율에 따라서 너무나 많은 일상속의 일들이 영화 필름처럼 돌아간다
아마도 이것은 살아 있음의 증거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몸도 움직이지만
마음도 음악 선율처럼 끊임 없이 움직인다는 것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으나
구를 수록 모양은 동그랗게 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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