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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대로

생각 없음의 저녁 산보

by 감홍시 2005. 6. 21.

 

가벼이 산보를 한다는 것은 생각을 비우는 것이다. 하루동안 있었고 과거에 있어 왔던 것들을 지우고 다시금 새로운 것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것이 공기와 함께하는 자연과 함께하는 산보이다.

 

 

소나무의 풍파에 시달림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광경을 보고서 안되었다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하는 것도 생각을 비우지 못함이다. 소나무는 풍파속에서도 넝쿨과 같은 친구를 위해서 자신의 몸을 내어주기도 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세월의 풍파는 소나무를 기울게 하였지만, 소나무는 아무런 생각 없이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들풀들과 넝쿨마저도 그런 소나무와 교감하며 살아가고 있다.

 

 

단단한 바위 위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잡초가 바위와 더불어 살아 가고 있다. 어떻게 어디에서 왔는지 바위도 묻지 않고 잡초도 묻지않고 살아가고 있다. 서로를 교감하며.....


 

더위에 지친 잠자리는 사람이 옆을 스쳐 지나가는데도 더위에 지쳐서 움직이질 않는다. 생명이 위태로울수도 있지만, 잠자리에게는 현재의 쉼이 그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이 또한 잠자리의 생명에로의 순응이지 않을까 싶다.

 

벌과 나비 모두 대자연 속에서 서로 아무런 욕심 없이 살아가고자 한다. 이길을 걷고 있는 나는 무엇을 생각하며 걷고 있는가......?

 

아무런 생각 없음이 우리에게는 어쩌면 살아가는 보약 중의 하나 일수도 있을 것이다. 세상은 유에서 무를 창조하기도 하지만, 오로지 없음의 무에서 유로의 창출도 가능하다는 진리는 머리속에서만 생각 해서는 안될 것이다.





버들가지 한자락에도 들풀이 몸을 감싸며 서로를 교감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인연이라는 대자연의 틀 속에서 서로 교감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생각 해본다.

 

자신에게 주어진 것은 희노애락 어떤 것이든 순리속에서 받아 들이고 느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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