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 김성춘
그와 나는 참 막역한 사이다
서로 멀리 떨어져 자주 만나지는 못해도
우리는 마음속 연인,
만날 때 마다 은밀히 포옹을 한다.
오늘도 방어진 솔나무 숲길 사이로 내가 그를 찾았을 때
그는 내 귀에 조용히 속삭였다.
무슨 암호같은 주문을,
바다의 푸른 침묵사이로.
- 옴 아모카 바이로 차나마하
무트라마니 파드마 트바다
프라바를 타야훔 타야훔
모든 것은 잘될 것이다
상심말라 수평선과 수평선 사이
아직 시간은 새순처럼 푸르다
세상의 끝은 끝이 아니고
슬픔의 끝도 끝이 아니고 시작이다
이제 시작이다
상처가 아무리 막막할지라도
지금이 바로 향기로운 시간!
정담도 없이 지금 내게 악수를 청하는 내 막역한 친구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