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일어난 아침...
시간이 흐르고...하늘의 뜨거움이 대기와 대지에 내려와 먼 곳의 사물을 흐릿하게 한다.
어떻게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이마에 땀을 몇 번 훔치고 나니 아침과 비슷한 기운의 대기...
일을 마치고...간만에 똑딱이 녀석 허리에 차고서...
낮 동안의 달궈진 몸 흐느적 거리며 산보를 나서고...
불과 며칠전 비가 와서 고인 웅덩이엔...
고운 거북 등껍질의 무늬를 보이니...
충분한 비를 맞구서 이글거림의 태양아래에 있었던 풀들도...
울타리 한 곳을 가득 채우고...
조각가들의 새로운 작품은 울타리 너머 새로이 앉아 있으니...
해님은 서녘으로 넘어가고... 산골의 집 가가호호...
저녁을 준비하는 연한 연기 골짝 따라 흘러 간다...
대기에 꽉찬 뜨거움의 열기 어느듯 가시고...
그 뜨거움은 흐느적거리는 촌눔의 발바닥으로 옮겼는가...
제법 따스한 발바닥 놀이터 한켠에 앉아 식힌다...
제법 시원한 바람결 조금씩 느껴지니...
하루의 동선이 뜨거움의 흐느적거림처럼 지나간다...
한해가 시작되고 처음으로 맞이하는 태양의 이글거림...
그 뜨거움이 일상의 흐름을 흐느적이게 하지만...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자그마한 조각 그늘 아래 들어 설 때면...
여름의 뜨거운 해님이 조각 그늘의 존재를 인식시켜 주는 것을 보면...
^^
세상이란 그런 것 같다...
너무나 자연스러우면...그것의 존재를 모르다가...
어느듯 그것의 필요를 느끼게 되는 부족함이나 부조화가 올 때면...
그것은 언제 있었냐는 듯 그 자리에 존재하고 있으니...
산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 가는길...
울타리 한켠에 피어 있는 접시꽃 녀석들...
그러고 보니...
녀석들이 언제 이곳에 있었는지...
역시...
세상은 그런 것 같다...
^___^
- 뜨거운 여름 첫날의 동선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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