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린 후 고요한 사월 휴일의 조용한 대기 아래...
부드러운 동선을 이으며... 벗꽃 그 길이 펼쳐진 길을 이어 간다...
경주 산 기슭에 있는 '암곡' 이라는 마을...
예전 아무런 생각 없음으로 조용한 시골길을 걷고 싶을 때면...무작정 찾아 와서는 말 없이 마을어귀에서 마을 안까지 걸어 가서는... 나올 때면... 평온한 마음을 가지게 해 주던 곳....
관광 도시 경주엔 벗꽃과 유채꽃 등이 피는 이름난 곳이 많지만...
이곳은 이름난 관광지가 아니라...마을 사람들이 옹기 종기 모여 사는 곳이기에 간혹 찾아 가더라도 고저넉한 시골의 모습과 경주라는 냄새가 물씬 나는 곳...
덕동호 안쪽에 위치한 이곳은 지대도 높고...기온이 다른 곳에 비해 약간 낮은 편이라... 경주 다른 곳에서 벗꽃 잎들이 휘날릴 때면... 이곳은 오히려 벗꽃이 만개하는 곳...
사람들이 많은 곳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똑딱이 녀석 들고 다니다 보니...우연히 알게 된 곳...
고요한 토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도착해도 막히지 않았던 도로 사정 때문인지...
이른 아침에 도착...
벗꽃들이 이어진 곳으로 산보를 하며...약간은 싸늘한 바람에 옷깃을 세워 본다...
푸른 하늘과 눈부신 태양이 비추인다면 더 없이 좋겠지만...
흐릿한 날이어도 고요한 길을 걸어 가니 상쾌하기만 하니...
마을을 벗어나 기슭 마을로 들어 서는 입구로 나오니...
아침의 제법 강한 바람에 만개한 벗꽃 잎들이 하늘에 날리고...
바닥에 떨어진 자그마한 분홍의 벗꽃잎들은 하늘에 떨어 지는 벗꽃 잎들과 함께 세찬 바람에 자그마한 타원을 허공에 그리며 하늘로 나부끼고...
우두커니 서서 허공에 원을 그리며 바닥에 계절의 무늬를 새기는 녀석들을 물끄러미 쳐다 본다...
한참을 쳐다 보다...
애마에 몸을 싣고는 개나리와 벗꽃이 마주보며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곳으로 향한다...
따스한 색감의 노랑과 가녀림의 부드러움을 가진 연분홍...
마주보며 자리 잡은 녀석들을 볼 때면...
하나의 도화지에 유채화와 수채화가 어우러진듯 하니...
차들이 다니는 곳이라...산보를 하지 못함에 약간의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두...이렇듯...
유채화와 수채화를 눈에 담을수 있음에 고마우니...
천천히 길을 돌아 나가고...
바람은 불어 오며...
몇 해전부터 꼬옥 이맘 때 즈음이면...
이곳에 거니는 어눌한 촌눔을 머리속에 그리니 웃음이 나온다...
다른 이들 보다 늦은 벗꽃 놀이지만...
조용한 휴일 아침 고요한 정경속에서 동선을 이어 나가는 그것이 좋으니...
이제 며칠 후면...
흐드러진 저 분홍의 잎들은 짧은 기간 동안 봄이 왔음을 알리고...
따사로운 날씨와 여름으로 이어지는 녹색의 푸른 잎들에게 자리를 양보 하겠지...
그리곤...또 내년 이맘이면 어눌한 촌눔은 역시나 고요한 동선을 그려 나가겠지...
......
어느듯 시간은 아침 9시 30분을 가르키고...
약간의 허기짐을 채우고자... 구수한 순두부 집을 찾는다...
아침인데도...
자리에는 제법 사람들이 꽤 채워져 있는 순두부집...
구수한 순두부찌게 한 그릇...
식사 후 커피 한잔 입에 물고서 넓고 푸근한 순두부집 마당을 거닐어 본다...
기왕에 경주에 왔으니...촌눔이 올 때마다 물을 받아 가는 곳...
그곳에서 약수물 한 그릇...
그리고...산책...그리고...어눌한 사진 몇장...
^^
경주라는 도시...비록 타향이지만...
시골 구석 구석까지 똑딱이 녀석을 허리춤에 차고서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이니...
그래서 인지... 경주를 찾을 때 마다... 타향이라기 보다는... 고향 마을 처럼 푸근함이 느껴지니...
경주라는 도시에 촌눔이 익숙해 지나 부다...
^___^
한 낮의 따사로운 봄볕이 대지를 감싸고...하늘엔 푸르름을 가득 머금은 어느날...
경주의 노오란 유채 꽃밭 속엔...
어눌한 촌눔... 똑딱이 허리춤에 차고서 걷고 있겠지...^^
- 토요일 휴일 아침 제법 먼 곳을 산보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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