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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셀러니 세상

일등과 꼴찌...꼴찌와 일등...

by 감홍시 2007. 2. 14.

 

할머니 기일로 인해...전 가족이 모여저 제사를 지내려 형님네 댁으로 간다...어른들은 제사를 준비하고 아이들은 놀다가...심부름을 하다가...왔다리 갔다리 정신 없이 분주하다...

 

 

 

 

제사를 마치고 가족들이 모여...식사를 하고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큰 조카눔이 글을 읽을 줄 안다며...책을 읽어 내려 가는 모습을 보고...

 

기특하다는...생각 보다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왜인지...

 

 

 

 

촌눔의 어릴적 정경들을 떠 올리며...형님과의 추억도 떠 오른다...

 

바지에 흙을 잔뜩 묻혀 가며...딱지치기와 연날리기...그리고...아이들과 함께 동네 뒷산에 올라가 개울가에서 개구리를 잡으며...들판을 뛰어 다니며 메뚜기를 잡아서 구워도 먹고...

 

동네 텃밭에 감자를 캐어서...불에 구워서 입이 잔뜩 검게 변해도...김이 모락 모락 나는 감자를 너무나도 맛나게 먹었던 그때...

 

 

 

 

아파트로 옮겨 살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맞은 편에 사는 초등학생을 보면...뭐가 그리 바쁜지 학교를 파하고서도...가방을 메고...학원엘 나가고...

 

학원에 갔다 왔다 싶으면...조금 후 또 다시 가방을 메고서 다른 학원차가 오는 곳에서 차를 기다리는 광경을 간혹 보게 된다...

 

 

 

 

 

큰 조카눔이 이제 설이 지나면...일곱이건만...

 

들판을 뛰어 다니고...아이들과 바지에 흙을 잔뜩 묻혀가며 놀다가...집으로 와서는 어머니께 꾸중도 듣고 하며...그렇게 살아가면 좋으련만...

 

 

문득...고개를 옆으로 돌려 책장에 놓여 있는 책 제목이 눈에 들어 온다...

 

박완서님의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

 

세상엔 일등만을 필요로 하질 않는다...

 

 

훌륭한 구두수리공...그리고...자동차 정비공 아저씨들...시장에서 어물전 장사를 하시는 아저씨와 아주머니들...

 

그리고...시장 한모퉁이에서 국수를 파시는 할머니...

 

.....

 

이들 모두는 학교에서 일등을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초등학교 전 한글도 채 떼지 못하신분들...

 

그런데도...이들은 세상의 소금과 같은 존재가 되어 세상을 따시하게 뎁혀 주건만...

 

 

 

 

언제부터인가...일등만이 필요한 세상이 되었는지...

 

 

간혹...형님과 쇠주잔을 기울일 때면...조카눔들이 똑똑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되기 보다는...어눌하더라고 가슴이 따스하고...주변의 지인들과 더불어 함께 나갈줄 아는 아이들이 되기를 바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일등과 꼴찌...

꼴찌와 일등...

 

누가 만든 기준인지는 모르나...세상은 공존하며 살아가는 것이지 않을까...

 

 

적다보니...또 어눌한...개똥철학...

 

^^

 

해님이 서산을 넘어가니...

눈이 책상 머리에 있는 똑딱이 녀석에게로 가니...

살포시...비온 뒤의 맑은 햇살 속을 걸어야겠다...

 

 

 

- 조카눔의 한글 읽는 소리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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