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의 푸썩임을 잠재우는 단비 내리고
대지의 칭얼댐
젖먹은 아이마냥 포근한 품속에 빠져든다.
포말처럼 흔날리는 빗방울 자욱
안경 위 방울 세상을 알록 달록하게 한다.
모처럼 내리는 겨울 단비 속을 아침 산보 삼아 짧게 걸으니 온몸의 찌꺼기들이 비의 포말과 함께 허공으로 날아가는 느낌...
따스한 찻잔의 온기를 느끼며 마시는 한잔의 홍차 속에...
두편의 '시'...녹아 들어 있는듯하다...
들을 넘어서
헤르만 헷세
하늘을 지나 구름은 흐르고
들을 스치어 바람은 지난다.
들 넘어 나그네 길 가는 것은
내 어머니의 유리의 지식이다.
기름진 길 넘어 나뭇잎 날고
나뭇가지 위에 새들은 조잘댄다.
어디에선가 먼 산기슭에
나의 고향 있음은 어김없으리.
책
헤르만 헷세
이 세상 모든 책도 너에게 행복을 주지 않으리
하지만 남몰래 책은
네 자신 속으로 너를 돌려 보내지.
네 자신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도
태양도, 별도, 달도 네가 찾던 빛은
네 자신 속에 웅크리고 있기에.
네가 오랫동안
만권의 책속에서 구하던 지혜는
지금 어느 페-지이던 빛나고 말
그것은 네것이니까.
가뭄 속에 내리는 단비는 사람의 마음을 포근하게 해주니...문학에 대해서 잘도 모르는 어눌한 촌눔도 그 포근함에 빠져 시집을 뒤적이는 것을 보면...
대자연의 낭만은...무지한 이에게도 손짓을 한다.
- 겨울 단비 내리는 아침 산보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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