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액자를 바라보며...글자의 의미 보다는 글자에서 은은이 풍겨 나오는 묵의 향이 느껴지는 은은한 느낌이 액자 주변에서 흘러 나온다.
좋은 묵의 향은 오래 될 수록 은은한 향으로 다가오고...볼 때 마다 새로운 느낌의 신선한 향기를 보는이로 하여금 느끼게 해주니...
그 옛날 선조들의 수묵에 대한 사랑이 어떠하였는지 대략 짐작만 할 뿐...
......
간혹 사람들을 만날 때면 그 사람마다 고유의 향이 있는것 같다...
어떤이는 이러한...어떤이는 저러한...
그러한 사람들의 향기는 오랜 세월 희노애락의 과정을 거치며 숙성되어서 나름으로의 무형의 향기라는 결정체로 남으니...
간혹 생각이 날 때면...어눌하지만 튕겨보는 기타를 보며...소리에도 청명한 향기의 음률이 어떻게 생기는가에 대해 생각하며...방안 구석에 세워진 기타를 쳐다 본다.
좋은 재질에 정성스러이 수공된 기타의 음률은 튕길수록 청명하며 맛이 우러나고...선의 튕김의 떨림이 가슴에까지 공명이 이어지며...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맑은 향의 소리가 나오는 것을 보면...
어떠한 사람이나...사물이나...그 나름의 고유한 공명을 가진 향기가 있지 않을까...
어머니께서 정성스러이 만들어 주신 죽을 들여다 보며...검은깨의 향기와 맛을 코로부터 먼저 맡으며 음미하게 된다.
정성과 사랑이 들어간 음식 속엔 또 그 나름의 향기가 있으니...
세상의 사물이나 사람 모두에겐 그 나름의 향기가 있고...그 향이 은은하고 포근할수록 그 사물과 사람의 곁에는 많은 이들이 모이게 되는 것을 보면...나비와 벌이 좋은 꿀의 향을 찾아 꽃들 사이를 여행하는 것 같다.
사람에게서 향기가 사라지고...세상의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부.지위.명예 라는 기준에 얽매이어 살아간다면...그 사람에게서는 언젠가 지금 곁에 있는 따스한 사람이라도 결국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사람에게서 향기가 있다면...그 향은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내면에서 생성된 하나의 삶이라는 산물이 향으로 배어 다른이들의 후각을 자극하고... 그 향이 은은 할수록 사람들은 그 향에 취하게 되니...무취무미의 무형의 향이 그렇듯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유형의 향으로 변해가는 것을 보면...세상엔 분명 사물과 사람의 향기가 있는가 보다...
- 조용한 아침 차 한잔과 참깨죽 한 그릇을 먹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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