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에 깃들어 / 천양희
누가 내 발에 구름을 달아 놓았다.
그 위를 두 발이 떠 다닌다.
발 어딘가, 구름에 걸려 넘어진다.
생이 뜬구름 같이 피어오른다 붕붕거린다.
이건 터무니없는 낭설이다.
나는 놀라서 머뭇거린다.
하늘에서 하는 일을 나는 많이 놓쳤다.
놓치다니! 이젠 구름 잡는 일이 시들해졌다.
이 구름,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구름기둥에 기대 다짐하는 나여
이게 오늘 나의 맹세이니
구름은 얼마나 많은 비를 버려서 가벼운가
나는 또 얼마나 많은 나를 감추고 있어서 무거운가
구름에 깃들어 허공 한채 업고 다닌것이 한 세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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