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해는 산봉우리 바로 위에 걸려
저편 달님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하며...
긴팔의 가시광선
대지에 쏟아 내리며
어서 오라고 손짓한다... ^^
긴 빛줄기 아래 자락
영취산 기슭 나즈막하게 펼쳐져 있고...
문득 모님이 말씀하신
'극락암' 머리속 오버랩... ^^
빛줄기 가늘어짐에
다음을 기약하려 하다가
빛이 없으면
눈에 불을 켜고 돌아 댕기면 되지...
하며...
웃으며 통도사
큰 산문으로 들어 간다...
통도사 극락암...
예전 경봉스님으로 인해
이야기는 몇번 들었지만
막상 이렇게
당도하여
걸어보니 산자락 병풍처럼
기슭 아래 고요함으로 있으니...
참 고요하다...
경봉스님(1892년~1982년 )
1896년 밀양 한문사숙에서 사서삼경 수료
1907년 성해 스님을 은사로 득도
1930년 통도사 불교전문강원 원장
1941년 재단법인 조선불교중앙선리참구원 이사장
1949년 통도사주지
1953년~1982년 통도사 극락선원 조실
경봉스님과 해우소 명칭해서 관련한 유명한 일화로서,
사찰 화장실에 '해우소' 라는 이름을 붙이신분이 경봉스님이라고 합니다.
그 당시 의아해 하던 수좌와 신도들에게
"우리 극락선원 정랑에 갔다가 문패를 보고 해우소, 휴급소라는 팻말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려.
그리고 저마다 한 소리를 해.
이 세상에서 가장 급한 것이 무엇이냐.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는 일이야. 그런데도 중생들은 화급한 일은 잊어버리고
바쁘지 않은 것은 바쁘다고 해.
내가 소변보는 것을 휴급소라고 한 것은 쓸데없이 바쁜 마음 그 곳에서 쉬어가라는 뜻이야.
그럼 해우소는 무슨 뜻이냐.
뱃속에 쓸데없는 것이 들어 있으면 속이 답답하고 근심 걱정이 생기지.
그것들을 다 버리는 거야.
휴급소에 가서 급한 마음을 쉬어가고 해우소에서 근심 걱정 버리고 가면 그것이 바로 도 닦는 거야. "
스님의 법문을 들어보면,
깨달음 얻으신 분의 명쾌한 철학이 느껴지는듯도 합니다... ^^
마음
경봉스님
거울에 제 마음을 닦아 보아라
미(迷)하고 취(醉)한 것이 세상이거늘
거짓은 흐르는
물소리에 그냥 흘러가게 하고
괴로운 것은
저 산 나뭇가지에 걸어 두어라
우습다.
세상 모든 일이 우습다고
스스로 생각하면
마음도 절로 즐거워지나니
시비는 그대에게 잠시 미루고
나는
그냥 허허허 웃고 있노라
차 한잔 들게
경봉스님
모는 물과 강은 바다로 흘러가고
온갖 산들 전부 수미동에 부속되네
바다는 법해요 봉우리는 도봉이니
바다여 봉우리여
이것이 바다냐 봉우리냐
뭣꼬 뭣꼬
돌솔에 하늘과 땅의 물로
한잔의 차를 달이니
차 한잔 들게나
해는 넘어 산 봉우리 위엔
여명의 빛 어렴풋하고...
고요한 산사
홀로 걷는 발자욱 하나
살포시 '해우소'로 향하고는
집으로 발걸음 나선다...
해우소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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