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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이야기

빈집의 소망

by 감홍시 2012. 12. 15.

 

 

어릴적 거닐었던 골목길

그때를 회상하며 길을 걷는다.

 

오후 빛에 닿은 대문위의 생명을 바라보며 사진을 담다가

관리가 안된것 같은 느낌에 집을 둘러보니

사람은 간곳이 없고 오랜 방치된 빈 집.

 

주인은 간곳 없고 버려졌건만

대문위의 생명은 오후 각진 모양의 빛을 받으며

생명을 이어 간다.

 

 

 

 

 

 

 

 

어릴적 부자들이 살았던 이 골목길을 지날때면

무언가 모를 부러움으로 한참을 보았던 기억이 새록.

 

이 골목길의 집들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고운 피부와 좋은 옷들

그리고, 항상 행복할 것만 같았던 표정들...

 

 

몇 십년이 지나 겨울 정오의 칼바람을 피해 들었던 골목길엔

무심한 세월의 흔적들만이 남아 있다.

 

몇 십년전 그때의 그 행복했던 사람들은 어디가고

홀로 남은 빈 집의 대문 위

간혹 나리는 빗물로 생명을 이어가는 녹색의 실타래만이 집을 지키고 있다.

 

 

 

 

 

 

 

 

건너편 계단 위로 올라가 바라본 집의 전경엔

그래도 따듯한 빛이 나리건만

 

.....

 

 

 

주역이 역술에 불과하지만 사서삼경에 들어간 것은

 

'좋을 때에 어려울 때를 대비하여 겸허히 준비를 하고

 어려울 때에 다가올 좋은 날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하는

 

근본적인 삶의 가르침에 있음이니,

 

지금, 사람이 살지 않는 빈 집이나

예전 행복하였던 사람들이 행복한 얼굴로 대문을 나서는 그 풍경을

다시 볼수 있지 않을까

 

.....

 

 

 

 

 

 

 

 

 

기억자 굽이 돌아서  나오는 골목길 저편

세워진 자전거 주인을 기다리듯,

 

빈집에 나리는 따듯한 빛처럼

행복한 이들이 대문을 나서는 풍경을

 

상상해 본다

 

.....

 

 

 

 

 

그리고, 그 상상이 눈에 보여 질 때면

 

난 카메라 프레임으로

 

그 행복을 보고 있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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