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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 한잔 時 하나

어둠에 대하여 / 김행숙

by 감홍시 2012. 2. 14.

 

 

 

 

 

 

 

 

 

어둠에 대하여 / 김행숙

 

때로 어둠은 들뜬 세상도

가라앉혀 주곤 하지

이글대던 해 서산마루 넘어가고

천천히 노을이 물들면

모두들 돌아갈 고향 생각에 잠기지

 

그러나 어둠에 길들면

세상을 다시 보는

깊은 눈도 생기게 된다는데

 

내 가까이로 가라앉는 숨결

다소곳이 땅은 두 손 내밀어

힘겨웠던 날들 땀방울을 씻어주지

 

어둠은 하루치 빛을 키우는 시간

발 밑의 눅눅한그림자

슬픈 죄와 고통일지라도

바다처럼 품어주는 가슴 같은 것

적적할 때 기대는 어깨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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