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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 한잔 時 하나

[하나의 시] 서산대사 ' 인생 (人生)' ...

by 감홍시 2009. 5. 25.

 

 

 

 

 

 

 

 

 

 

인생 (人生)



근심걱정 없는 사람 누구인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구며
시기질투없는 사람 누구든가.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며
못배웠다 주눅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며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온 세상
있고 없음으로 편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으로 평가하지 말며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리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요.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독한 사연도
지난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세상다 다 바람이라오.

 

 

 

 

 

 

 

 

 

 

 

 

 

 

버릴것은 버려야지.
내것이 아닌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오.

줄게 있으면 주어야지
가지고 있으면 무엇 하리오.
내것도 아닌 것을

삶도 내것이라고 하지 마시오.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펴고
인생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낫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 하늘도 있는것.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지만은
잠시 대역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고 뭐 달라질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고
모든게 다 기쁜것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게 다 사는 거라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라.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가고 옴이
모두 그와  같은 것을....

 


-서산대사 입적전에 읊으신 해탈시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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