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읍성을 시계바늘처럼 돌아가다 만난
한편의 떨어진 한그루 나무
그냥 지나쳐 가려했건만 고개 돌려진다.
외로이 떨어져 생명을 지탱하는 나무
그 뒷편 너머로
읍성 그리고 두그루의 나무의 배경
한 걸음 뒤로 물러서 현재까지 겹쳐진
시간의 청사진을 한겹씩 벗겨져 가는걸 상상해 본다.
어느 시절엔 읍성의 곁에서
화려한 가지자락 늘어 뜨리며 사람들의 세상속에 굳건이 서 있었을...
반쯤 감은 눈 떠 바라본다.
시간은 무심한듯 지나쳐 가는 사람들의 발자욱
처럼
허공에 흩어져 날리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태어나 존재하게 되는 모든 것들은
어떠 모습으로든 소멸해 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
자신이 중요한 직분에 있거나 부자이거나 가난하거나
명예를 가진 것 등등의 것들은
나무 곁을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자욱처럼
허공에 흩어진다.
돌아서는 발걸음
스쳐 지나는 시간의 목소리 허공에 울려 퍼지는듯...
'세상엔 자신이 없더라도, 아무런 일도 없는 듯이 그렇게 그렇게 흘러간다.
그것이 세상의 시간...
자신이 위치한 자리가 승리자로서의 굳건한 자리라고 여겨졌던 순간들도
어느 순간엔 사라지는 아무런 것도 없음의 것들...'
- 경주 읍성 시간의 청사진 속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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