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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 한잔 時 하나

길, 걸어 보았는가

by 감홍시 2010. 10. 10.

 

 

 

 

 

 

 

 

 

 

 

길, 걸어 보았는가 / 손희락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황색 번호표 가슴에 달고

시한부 인생임을 잠시 잊은채

나란히 걸어 보았는가

 

죽음도 두렵지 않을 눈빛 교환하며

벙어리 말 문 터진 듯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는 그런 길

걸어보았는가

 

바람불면 불수록 끌어안고

기온이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행복꽃 툭툭 피어나는 그런 길

걸어보았는가

 

혼자서는 한 정거장도 걷기 힘든 길

서로의 가슴 데우는 따끈한 커피가 되어

체온과 체온을 회전하며

온종일 걸어도 피곤치 않는 것 사랑이다

 

그 길 걸어본 사람

추억이 있어 행복하고

그길 걸어보지 못한 사람

아직 기회가 있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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